새로운 보안 전쟁이 시작된 것일까요? 최근 통신사에서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은 단순한 개인 정보 노출을 넘어,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으로 확산되며 심각한 보안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피해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 이어졌지만, 이후 BPF도어 악성코드가 탐지되고 통신사 사칭 피싱 사기가 잇따르면서, 보다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통신사와 정부 모두 초기 대응이 늦고, 유출 정보 범위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모호한 입장을 반복하면서, 국민적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보안 리스크’로 인식해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항목별로 정리해 봅니다.

이번 유심 해킹 사태의 배후로 의심받는 것은 ‘BPF도어(BPFdoor)’라는 이름의 악성코드입니다. 이는 단순한 해킹 툴이 아닌, 은밀하고 정교한 원격 제어형 백도어로 분류됩니다. ‘BPF’는 Berkeley Packet Filter의 약자로, 원래는 네트워크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그러나 해커는 이 기술을 악용해, 특정한 패킷이 포착되면 시스템 내부 명령이 자동 실행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쉽게 말해, 누군가 우리 집 벽에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문을 만들어놓고, 신호를 보내 그 문을 조용히 여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이상이 없어 보여도, 공격자는 시스템 내부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는 것이죠.

BPF도어는 리눅스 기반 서버를 주요 타깃으로 삼으며, 보안 로그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정상적인 프로그램으로 위장하며 아래와 같이 활동합니다.

또, 이는 특히 ‘포트리스닝(portless backdoor)’ 기법을 활용해, 외부에서 보안 시스템이 감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백도어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탐지가 매우 어렵고, 한번 침투하면 시스템 통제권까지 탈취할 수 있어 국가 기반 통신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 위협 수단으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심 해킹 이슈가 알려지면서, 이를 악용한 통신사 사칭 피싱 문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심 정보 노출”, “긴급 점검 필요”, “번호 이동 차단 설정” 등 사용자의 불안을 자극하는 문구로 시작되는 메시지는, 얼핏 보면 실제 통신사에서 보낸 알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대다수는 악성 링크를 포함한 피싱 메시지로, 클릭 시 가짜 인증 페이지에 접속하게 하거나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설치하게 유도합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실제 유심 관련 이슈를 접한 사용자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작용해 클릭 유도를 강화합니다. 만일 단축 URL, 공식 앱처럼 보이는 링크, “즉시 확인” 등의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면 반드시 의심하고, 통신사 고객센터를 통해 진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실수로 링크를 클릭했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했다면, 즉시 통신사 및 금융기관에 연락해 계정 점검 및 보안 조치를 요청해야 하며,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 스크린샷을 포함해 신고하는 것도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좋은 대응입니다.

이번 사건 이후 많은 사용자들이 “유심만 바꾸면 괜찮은가요?”라고 묻습니다.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심 교체’와 ‘유심보호서비스’의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유심 교체는 이미 유출되었거나 의심이 되는 유심 칩을 물리적으로 새것으로 교체하는 행위입니다. 심스와핑이 의심되거나, 통신 이상이 감지된 경우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반면, 유심보호서비스는 유심을 도용하거나 무단 변경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 설정을 통해 예방하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타인이 내 번호를 다른 유심으로 옮기려 할 때 이를 원천 차단하거나, 시도 시 알림을 통해 사용자에게 경고를 보내줍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예방과 대응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유심보호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설정해두고 필요한 경우 유심 교체까지 병행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이와 관련해 SKT는 최근 해외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기존에는 해외 로밍 중인 사용자는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으나, 이에 따른 불편함이 이어지자 개선 작업을 진행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통신사는 해외여행자나 해외 거주자 등 현재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돼 있지 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14일까지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기존 가입 고객들은 별도 가입 없이 12일부터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자동 변경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통신사 측에서는 유심 교체와 병행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응 방안으로 ‘유심 재설정’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2025년 5월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방식은, 기존 유심 칩을 바꾸지 않고도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일종의 소프트웨어 기반 유심 초기화 방식입니다. 앞서 ‘유심 포맷’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약속된 바 있었죠.

‘유심 재설정(유심 포맷)’은 유심 내부에 저장된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를 서버와 연동해 완전히 새로운 값으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같은 유심이지만, 내부 정보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기존 유출된 유심 정보가 그대로는 절대 작동하지 않도록 만드는 원리입니다. 즉, 해커가 기존 유심 정보를 복제하더라도 시스템 인증이 차단되므로 불법 복제 위험이 원천 봉쇄되는 것입니다.

특히 이 방식은 실물 유심을 교체할 필요가 없어, 기존에 사용하던 금융인증서, 교통카드(T머니), 연락처 등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유심 사용자뿐 아니라 이심(eSIM)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으며, 고객은 유심 교체 문자 수신 후 T월드 매장 방문 시, ‘교체’ 또는 ‘재설정’을 선택해 상황에 맞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 측은 유심 재설정 기능이 6G 포럼 및 오픈 RAN 얼라이언스를 통해 보안성과 기술 유효성 검증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즉, 사용자는 이제 세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된 셈입니다.

①유심보호서비스로 사전 차단 설정,
②기존 유심을 물리적으로 교체,
③ 동등한 효과의 유심 재설정으로 복제 방지.

이 세 가지 보안 조치는 독립적이기보다 서로 보완 관계에 있으므로, 유심보호서비스를 기본으로 설정한 뒤, 필요에 따라 유심 교체나 유심 재설정을 선택하는 조합이 가장 안전한 대응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SKT 유심 해킹 사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진행형 이슈입니다. 해커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활용했는지는 모두 밝혀지지 않았고, 2차 피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사용자 개인이 할 수 있는 보안 점검과 예방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유심 해킹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금융사기·계정 탈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위험입니다. 특히 이번 사태처럼 악성코드와 피싱 시도가 동반되는 경우, 사전에 보안 조치를 해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입니다.

유심이 노출된 정황이 있다면 교체하고, 피해가 없더라도 유심보호서비스는 반드시 설정하시기를 권장합니다. 불필요한 피해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지금 바로 점검하고 실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