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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한 여름밤의 꿈’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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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의 이슈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7월, 온라인상에 처음 등장하며 화제를 모은 LK-99는 노벨과학상감으로 언급되는 등 일반 대중에게까지 큰 관심을 받았는데요. 많은 이의 기대와 바람이 무색하게 논란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정리되고 있습니다.
초전도체는 그저 ‘한 여름 밤의 꿈’이었을까요?
「 ‘초전도체’가 뭐길래… 초전도체의 뜻과 활용 분야 」
초전도체는 ‘직류 전류에 대해 저항이 전혀 없는 완전도체’를 의미합니다. 즉, 특정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0’의 상태) 물질이며 내부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 자석 위에서 물질이 뜨는 ‘마이스너 효과’에 의하여 전류를 매우 효율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초전도체는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 특징과 장점을 통해 많은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초전도체의 응용은 MRI 기기, 자기부상열차, 초전도자석, 양자컴퓨팅 등의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자기 공진 기기
초전도체는 자기 공진* 기기의 핵심 소재로 사용됩니다. 자기 공진은 물체의 무게나 밀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며, 초전도체는 높은 감도와 정확성으로 극도로 정확한 측정을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기술은 특히 자동차, 항공 우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 자기 공진 기술: 송신부 코일에서 공진 주파수로 진동하는 자기장을 생성, 동일한 공진 주파수로 설계된 수신부 코일에만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전달되도록 한 기술.
② 초전도자기장 발생기(자기부상열차)
초전도체를 이용한 초강력 자기장 발생기는 고속열차, 자기부상철도 등 대규모 교통수단에 적용됩니다. 초강력 자기장으로 공중에서 부상하는 차량을 지지할 수 있으며, 이 같은 특성을 활용하여 높은 효율성과 경제성을 제공합니다.
③ 의료 이미징 기기(MRI)
초전도체는 의료 이미징 분야에서 높은 감도와 해상도를 제공하여 정확한 진단을 도와줍니다. 초전도체는 특히 자기 공명 이미징(MRI)에서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하여 몸의 구조와 기능을 상세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큰 도움을 주며, 의료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④ 전력 전송 및 저장
저항이 없는 상태는 전력 전송 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즉, 초전도체를 이용한 전력 전송 시스템은 손실을 최소화하여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규모가 큰 발전소나 전력망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초전도체를 이용한 고속 충전 및 방전 시스템은 대규모 에너지 저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⑤ 양자 컴퓨팅
초전도체는 양자 비트를 구현하는 데 사용됩니다. 양자 비트란 0과 1의 동시 존재 상태인 양자 상태를 가질 수 있는 단위로서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줍니다. 초전도체를 이용한 양자 컴퓨터는 고속 병렬 연산 및 암호 해독, 물질의 기능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초전도체, 논란은 있었지만 ‘유의미’하다 」
전술한 특성으로 인해 초전도체 기술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로 간주되고 있으며, 연구개발이 계속 진행되어 왔습니다. 물론 그만큼 학계에서 많은 논란도 있었죠. 예컨대, 2020년도 로체스터 대학 연구진이 네이처에 상온 초전도체 연구를 발표했지만 실험자료 표절, 수정 등 의혹으로 논문이 철회됐습니다. 2023년에도 같은 연구진이 네이처에 연구결과를 게재했지만 재현과 검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또다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22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상온 초전도체 제작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나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바로 ‘LK-99’였죠.
퀀텀에너지연구소는 LK-99로 명명된 “상온·상압 초전도체 제작에 성공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초전도체는 그동안 향후 과학 발전의 핵심으로 꼽혀왔지만 극저온에서만 활성화됐고 상온·상압에서의 초전도체는 발견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퀀텀에너지연구소의 발표는 전 세계 과학계를 들썩이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LK-99는 혁신이 되지 못했습니다.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는 지난 16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팀의 검증결과를 인용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수백만 옴(Ω)의 저항을 가진 절연체”라고 보고했습니다. 이들은 LK-99와 관련해 “강자성과 반자성을 띄지만 부분적인 부양이 충분하지 않았다. 따라서 초전도성의 존재를 배제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 검증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초전도저온 학회 LK-99 검증위원회의 의견도 비슷했습니다. 검증위는 공개된 LK-99 제조공정에 따른 샘플을 제조하고 관련 특성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한 후 “4개 연구기관에서 LK-99 재현 실험을 한 결과 초전도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검증위는 9월 말경 남은 실험을 모두 끝낸 뒤 다음 달 중 검증 결과를 최종 정리할 예정입니다. 즉, 최종 결론이 나온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진실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학계 전반적으로 “상온초전도체라 보기 어렵다”는 검증 데이터들이 쌓이고 있어 LK-99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중 사이에서 조롱에 가까운 ‘밈(meme·인터넷 유행어)’이 쏟아지기도 하는 상황입니다만, 정작 학계의 의견은 다릅니다. 학계에서는 “이번 초전도체 소동을 계기로 기초·응용 과학 분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키우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이와 관련해 실제 이른바 꿈의 나노물질이라는 ‘그래핀’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학교 교수 역시 “안타깝긴 하지만 과학계에 종종 일어나는 일이고 과학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그는 “초전도체 뿐만이 아니라 과학은 뭔가를 발견하고 밝혀내는 과정”이며 “이론이나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통해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LK-99 사례 등은 흔히 일어나는 일로, 이번에는 제 동료들이 겪었지만 나중엔 저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LK-99와 관련된 일련의 소동들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그래핀, LK-99와 같은 “신소재 연구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신소재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목표라고 하기보다는 신소재를 연구하는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이해도가 있다”고 했습니다. 또, “이런 과정과 이해를 향후 신소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다음 단계를 위한 퀀텀 도약(급격한 발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초전도체는 다양한 산업과 연구 분야에서 혁신과 발전을 이끌어내며, 미래의 산업과 연구에도 끊임없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물질입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와 기술 발전을 통해 초전도체의 잠재력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비록 이번에는 소동에 그쳤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해 가는 모습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