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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안 터지는 곳에서도
SOS를 요청할 수 있다고?"
우리는 살다가 많은 위급·위험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어요. 뉴스를 잠깐만 봐도 전국 각지에서, 또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최근에는 튀르키예(터키)·시리아에서 대지진이 발생하기도 했고요. 이 같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 꼭 기억해야 할 조난 신호, 바로 ‘SOS’예요. SOS란 1906년에 국제 무선 전신 회의에서 결정된 조난 신호로, 문자 자체에는 의미가 없고 전 세계적인 위험 신호, 조난 신호, 구급 신호 로 이용되고 있어요.
예전에는 각종 자연재해와 위급 상황별 조난 신호 방법이 구분돼 있었지만, 이제는 첨단 기술 발달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보다 손쉽게 자구책을 찾을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스마트폰이 꺼지면, 즉 배터리가 방전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은 오랜 시간 해결이 필요한 숙제로 남아있었답니다.
그런데 이제, 핸드폰이 꺼져도 긴급 SOS를 사용할 수 있게 됐어요! 이와 관련해 지난 11월, 애플이 아이폰14에서 인공위성으로 긴급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긴급 SOS’ 서비스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퀄컴 역시 안드로이드 긴급 메시지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죠.
애플, ‘인공위성 긴급 SOS’ 서비스를 출시하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이동통신이나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없어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긴급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새로운 ‘긴급 SOS’ 서비스를 출시 했어요. 사고나 재난 발생 시 오지·고립된 장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거나, 간단한 대화형 메시지 를 통해 119 구조기관이나 병원 같은 특정 대상과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지요.
어떻게 이것이 가능해진 것일까요? 비결은 바로 ‘인공위성’이에요. 긴급 SOS 서비스에서 신호 송수신은 지상 기지국 중심의 이동통신망·와이파이 네트워크가 아닌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을 이용 하죠. 즉, 이용자가 보낸 통신을 위성이 잡아 지상국으로 전송하면 응급 서비스 기관이나 애플 중계센터로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 이에요. 애플은 이 같은 긴급 SOS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4억 5천만 달러(약 5900억 원)을 투자했고, 인공위성 운영업체 글로벌스타의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24개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의 아이폰 찾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위성을 통해 아이폰 사용자가 자신의 위치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알릴 수도 있어요. 이를 보도했던 미국의 CNBC는 산에서 캠핑을 하거나 외딴 지역에서 야간 운전을 하는 등의 경우에 긴급 SOS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죠.
실제로 이 긴급 SOS 서비스를 활용한 인명구조 사례가 있어 주목할 만한데요. 미국 알래스카 주 공공안전부에 따르면, 알래스카 지역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스노모빌*에 갇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위성을 통해 긴급 서비스로 주 경찰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 스노모빌(snowmobile): 눈이나 얼음 위를 쉽게 달릴 수 있게 만든 차량.
특히 인상적인 점은, 애플은 이 서비스가 북위 62도 이상의 장소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조난당한 남성이 있던 장소는 그보다 훨씬 높은 북위 65도였다는 것이에요. 그뿐만 아니라 당시 알래스카 지역의 기후가 매우 가혹한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긴급 SOS 서비스 초기 경보에 포함된 정보의 정확성이 완벽에 가까웠고, 정보에 기반해 실제 구조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답니다.
애플의 긴급 SOS 서비스는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영국 등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서비스 지역의 아이폰14 사용자라면 누구든지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서비스 제공 기간은 긴급 SOS 기능 활성화를 시작한 날로부터 2년 동안 입니다. 이용 요금은 무료지만, 이후 과금 체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는 상황이에요.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서비스 적용 일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답니다.
그렇다면 ‘안드로이드’는 어떨까?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조만간 위성통신 기반의 긴급 요청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 이에요. 지난 1월 CES 2023에서는 퀄컴이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에 위성통신 메시지 송수신을 지원하는 신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Snapdragon Satellite)’를 공개했는데요.
퀄컴은 미국 위성통신 전문 기업 이리듐(Iridium)과 협력,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를 통해 이동통신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에서 긴급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고 밝혔답니다. 이와 관련해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퀄컴의 서비스가 애플 기능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죠.
퀄컴에 따르면 해당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기기는 이리듐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3초에서 10초 사이에 전 세계 어디서든 긴급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고 해요. 일반적으로 위성통신 기반의 메시지 전송에 몇 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짧은 시간이죠. 또한 현재 발표된 위성통신 기능 중에서는 가장 넓은 서비스 범주를 자랑하기 때문에 애플의 긴급 SOS 서비스가 미국, 캐나다와 일부 유럽 국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점과도 비교되고 있어요.
단, 더버지는 ‘퀄컴의 모뎀을 탑재했지만 타사 프로세서를 장착한 단말기’에서는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 하고 있는데요. 이는 스냅드래곤 모뎀만 장착한 기기에서 위성통신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온칩(SoC)과 모뎀 사이의 긴밀한 통합이 필요한데, 퀄컴은 이 같은 방향성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때문에 삼성 스마트폰에서 퀄컴의 긴급 메시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에요. 삼성은 지난해 자체 칩인 ‘엑시노스’를 선보인 이후 일부 제품에 해당 칩을 탑재하기 시작했는데, 앞서 전망한 대로라면 엑시노스를 탑재한 기기에서는 퀄컴의 위성통신 기능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죠. 참고로 지난해 공개된 갤럭시S22 시리즈에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와 엑시노스를 약 8 대 2 비율로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빅테크, ‘위성’에 빠지다
애플과 퀄컴이 인공위성을 활용한 긴급 SOS/메시지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빅테크 기업 간의 우주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 이에요. 특히 애플이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협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위성 통신 개인 서비스 시장은 더욱 확산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죠. 현재는 애플, 퀄컴뿐 아니라 구글, 화웨이,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위성 통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하지만 국내의 경우 위성 관련 서비스를 만들기에 열악한 환경이에요. 스타링크만 해도 통신 위성을 2천 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반면, 현재 한국이 운용 중인 위성은 19개에 불과하죠. 또한 국내 이동통신사와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아직도 “타 국가들은 이동통신이 터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한국은 이미 전국에 5G·LTE 기지국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에 위성 통신 서비스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 을 내비치고 있어요.
이 같은 입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위성 통신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위성 통신이 4차 산업혁명으로 파생되는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다가올 6G 시대에는 지상의 이동통신뿐 아니라 공중 위성 통신이 결합된 3차원 통신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확실한 만큼, 정부와 기업 중심의 탄탄한 전략 설계가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