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동의했던 개인정보 제공도 다시 보자!
ft. 개인정보 첫걸음"
메타(구 페이스북)를 중심으로 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지난 해 전 메타직원 프랜시스 하우건이 "인스타그램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유해성을 알고도 방인했다"는 내부고발을 한 것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지정된 기한(8월 8일)까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변경된 개인정보 이용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고 고지해 논란
이 되었는데요.
● 메타가 요청한 약관 동의 내용
· 맞춤형 광고 등 표시를 위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동의
· 정부기관 사법기관 등과 메타 내 다른 서비스에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
· 이용자 개인정보를 타 국가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동의
· 위치정보 기반 서비스 등에 대한 동의 여부
· 수집 정보: 게시글과 댓글, 친구 목록, 앱·브라우저·기기 정보, 파트너와 같은 제3자에게 제공받은 정보 등
약관에 따르면 메타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국내외 사법기관, 정부의 수색명령 등에 따라 해당 기관에 제공하거나, 자사 해외 사무실과 데이터 센터는 물론 파트너사와 벤더, 제3자 등과도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같은 처리방침에 모두 동의해야만 지정된 기한 이후 자사 앱인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을 쓸 수 있다는 거예요. 이와 같은 강제성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개인정보 제공을 원치 않아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동의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거죠.

게다가 ‘계정(서비스) 이용 중지’를 담보로 한 행태가 대한민국에 국한된 요구였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 은 더욱 겉잡을 수 없이 커졌어요. 메타가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등에도 같은 정책을 내놨지만, 서비스 이용을 담보로 한 것은 대한민국이 유일했거든요.
국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의 불만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고, 이에 각종 사회단체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정부기관이 앞장서 반발 의사를 표명하자 메타는 결국 7월 29일,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대한 강제적 동의 방식을 철회하겠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답니다.
사실 메타가 이런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이미 2021년 메타는 메신저 앱인 왓츠앱(WhatsApp) 이용자의 개인정보 수집 에 관한 강제 동의를 아래와 같이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은 적이 있었죠.
● 왓츠앱 이용자의 개인정보 수집
① 2021년 2월 8일 이후에는 개정 정책에 동의해야만 서비스 이용 가능
② 페이스북과 파트너로 페이스북 컴퍼니 제품과 통합하여 제공이라는 내용을 담아 사실상 강제 동의 정책을 내놓은 메타에게 분노한 이용자들은 저마다 비판 의견을 표명했고, 급기야 대체 서비스인 시그널·텔레그램 등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죠.
이때도 결국 페이스북은 “누구도 계정이 삭제되거나 왓츠앱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사실상 정책을 철회했답니다.
"이러는 이유가 있다?"
메타가 이용자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요구한 가장 큰 이유는 ‘맞춤형 광고를 위해서’ 예요. 기업들이 특정 이용자를 타깃으로 한 맞춤형 광고를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 이용자 개인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인데요. 한국의 정부 규제가 여타 국가와 다른 점을 교묘한 방식으로 이용하고자 했던 거죠.
이 일이 있기 전인 3월,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36기업)은 마케팅 활용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면 이용자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어떤 정보를 왜 수집하고 어디에 사용하는지를 미리 알려야 한다”고 지침을 개정한 바 있어요. 이와 함께 “국외 데이터 센터로 정보를 이전하거나 맞춤형 광고를 위해 활용한다면 반드시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죠.
이 내용을 보면 메타가 약관을 개정한 이유를 어느 정도는 납득하실 수 있을 거예요. 메타는 우리나라의 지침 변화에 맞춰 중간 절차 차원으로 앞서 설명된 개인정보 이용약관 동의 사항을 고지했던 것인데, 이 과정에서 메타는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계정 이용 정지’라는 사실상 무리한 카드를 내놓았고 소비자는 이전에 이미 잘 이용해오던 서비스가 새삼스럽게 이용여부 동의를 재차 묻는 상황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며 반발과 오해의 불씨를 더 크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동의 절차에 대한 내용을 철회했지만 여기에도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이 있어요. 메타의 동의 절차 철회 입장문에는 “개인정보의 수집과 처리에 있어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되어 있고, 이는 단순히 계정 이용 중지를 담보로 한 이번 동의 절차를 철회했을 뿐이지 기존의 개인정보 수입과 활용은 그대로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거든요. 실제로 메타는 이 일이 있기 전과 현재, 사용자가 직접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지속해서 정보를 수집·활용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요.
● 옵트아웃(opt-out) 방식이란?
기업이 사용자에게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얻는 방식은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주체(사용자)에게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동의를 먼저 받은 후에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옵트인’ 방식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면서, 사용자가 거부의사를 밝히면 기업이 개인정보 활용을 중지하는 ‘옵트아웃’ 방식으로 나뉘어요.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옵트인 방식이 유리하며, 개인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국이나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반면 메타를 포함한 일부 미국 기업들 중에는 옵트아웃 방식을 적용해 맞춤형 광고와 서비스 최적화에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요.
다시 말해 메타가 개인정보 처리방침 동의절차 변경을 시도하며 이것을 사용자에게 고지했다는 것은 메타의 기존 운영 방식과 다르게 옵트인을 시도한 것인데, 문제는 기업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포괄적인 동의를 강제했다는 거죠. 즉 사용자의 선택 사항 없이, 모든 요구 사항에 ‘필수로 동의’해야만 했던 것이 근본적인 문제 였던 거예요.
이와 같이 포괄적인 동의 체제는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돼요.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3 3항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는 정보주체가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외에 추가적엔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고 명시하고 있어요. 여기서 최소한의 정보란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에 국한되어 있죠.
좀더 쉬운 예로, 국내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 가입 시 개인정보 제공 동의 사항에 세부 내용을 보면, 필수 동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집해야 하는 정보)와 선택 동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집해야 하는 정보)로 나뉘어지는 것을 알고 계실 거예요.
메타는 옵트인 도입을 시도하면서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 외에 맞춤형 광고나 마케팅 활용 등 선택 동의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필수 동의를 받아 문제가 커졌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결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논의 후 강제적 동의 방식을 철회했어요. 하지만 이번 행보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고, 때문에 기존의 모든 사용자의 의구심과 불만이 완벽하게 해소되지만은 않았을 것 같네요.
"동의 취소 가능? 할 수 있어요!"
메타가 개인정보 동의 강요 약관을 철회하기 전에 이미 동의를 완료하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현재는 옵트아웃을 사용해 개인이 직접 철회하지 않는다면, 맞춤형 광고를 위해 내 정보를 계속 제공할 수밖에 없는데요. 맞춤형 광고가 불편하다면 아래 순서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철회해 보시기를 바라요!
● 페이스북
① 페이스북 앱을 실행한 후 로그인을 해주세요. 로그인 되어 있다면 페이스북 메인 화면 우측 하단 메뉴(≡)를 누르고 [설정] → [권한] → [광고 기본 설정]으로 들어가 주세요.
② [광고 설정] → [파트너가 제공한 회원님의 활동 데이터]에 들어간 후 ‘허용되지 않음’의 상태를 비활성화 해주세요.
● 인스타그램
① 인스타그램 앱을 실행한 후 로그인을 해주세요. 로그인 되어 있다면 하단 메뉴 바 가장 오른쪽에 있는 프로필 아이콘을 눌러 내 계정을 활성화해주세요.
② 우측 상단 메뉴(≡)를 누르고 [설정] → [광고] 메뉴로 들어가 주세요.
③ [파트너가 제공하는 회원님의 활동 데이터]에 들어간 후 ‘파트너가 제공하는 데이터 사용’ 항목을 비활성화 해주세요.
최근 메타의 행보와 함께 지나친 개인정보 수집과 맞춤형 광고에 대한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라 있어요. 잊을 만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기업은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명확하게 하여 이용자가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며, 개인정보 동의 철회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 또한 하루 빨리 구축돼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