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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야기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 BNPL은 왜 주목받고 있을까요?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
    신용카드 없이도 할부로 긁을 수 있다니
    아무리 연체가 많다 해도 어차피 미래는 후불 결제"


    결제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요. 바뀌기까지 한다기보다는 기존 세대에겐 ‘이렇게까지, 왜?’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동네 단골집에 가서 '내가 지금 돈은 없으니, 일단 가져갈게, (장부에) 달아놔 줘’라고 하는 것 같아요. 하여튼 뭔가 새롭긴 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다고요? 일단 BNPL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게요.


    | BNPL(Buy Now Pay Later)이란?


    BNPL(Buy Now Pay Later)은 말 그대로 현금 없이 물건을 먼저 구입하고 나중에 분할하여 지급하는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입니다. 미국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죠. 아디다스, H&M, 펠로톤, 월마트 등 후불 결제를 도입한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요.

    BNPL의 결제 방식은 이렇습니다. 일단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면 결제대행업체에서 먼저 물건값을 지불합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에 걸쳐 소비자는 결제대행업체에 분할해서 값을 지불하는 겁니다. ‘대신, 먼저, 돈을 내준다’, 신용카드와 비슷해 보이죠? 맞아요. 신용카드와 같아요. 한 가지 특징을 더 말씀드리면, 일단 이 BNPL의 결제서비스는, 업체마다 물건마다 다르긴 하지만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서비스 이용수수료와 할부 이자가 없습니다. 대신 BNPL 업체들은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아요.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가 2~3%라면 BNPL 업체들이 받는 수수료는 5~6%로 두 배 높은 수준입니다. 사는 입장에서 수수료가 없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가맹점들은 더 많은 수수료를 어떻게 감당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렇다고 해요. 이건 미국의 상황을 조금 더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 BNPL은 왜 주목받고 있을까요?

    미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등급과 소득이 증명되어야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게다가 할부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과는 많이 다르죠. 한국은 직장인이거나 아무리 적은 소득이어도 있기만 하면 바로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고 할부도 당연히 되잖아요. 할부 기능 쓰려고 신용카드 만드는 것이니까요. 다만 한도가 낮을 뿐이죠.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신용카드 없는 사람들, 있어도 할부 기능 없는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들, 저소득층, 신용등급이 없는 학생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서비스에 열광할 수밖에 없어요. 드디어 신용카드 없이도 할부 거래를 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사람들이 몰리니까 수수료가 높아도 가맹점이 많아지는 것이죠.



    | BNPL 서비스 업체는?


    2005년 2월 스웨덴 스톡홀름 경제대학 석사과정 학생 3명이 만든 BNPL 서비스 기업, 클라르나(Klarna)가 있습니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 오디션에서 꼴찌를 기록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MZ 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해 현재 17개국에서 9,000만 명 이상의 고객, 25만 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어요. 현재까지는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이끄는 미국 핀테크 업체 스퀘어가 최근 인수한 호주 스타트업 ‘애프터페이(Afterpay)’도 있어요. 애프터페이의 올 1분기 글로벌 매출은 52억 호주 달러(약 4조4,138억 원)로 1년 전보다 104%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페이팔 공동 창업자 출신인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어펌(Affirm)’이 있어요. 아마존이 지난 8월 말 어펌과 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하면서 어펌의 주가가 엄청 뛰기도 했죠. 페이팔 이야기 나왔으니 말인데, 페이팔은 지난 해 BNPL인 ‘Pay in 4’ 서비스를 출시했고, 최근 일본의 BNPL 스타트업 ‘페이디’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외에 애플도 BNPL 시장이 뛰어들었어요.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BNPL 서비스인 ‘애플 페이 레이터’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미국 전체 소매업체의 85%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애플페이 레이터 출시 이후에는 BNPL 시장 점유율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 결제 서비스 정말 괜찮은 거야?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 BNPL은 왜 주목받고 있을까요?

    우리가 신용카드로 긁고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내는 할부 기능과 크게 다른 점은 없어요. 보통은 무이자 4회 할부 방식은 구매 시점, 2주, 4주, 6주 후에 남은 할부금액을 납부해야 합니다. 14, 30일 내 무이자 일시불 결제 방식도 있고, 3~36개월에 걸쳐 장기간 나눠서 결제하는 장기결제방식도 있습니다. 장기결제방식에는 신용도와 제공되는 제품 유형에 따라 할부 이자(고정 연간 이율)가 붙게 됩니다. 제때 대금을 지불하면 문제가 없지만, 연체될 경우 일정 상한 금액의 연체료가 발생해요.

    에프터페이의 경우 납부일로부터 10일이 지나면 $8의 연체 수수료가 부과되며, 연체료의 총액은 구매 당시 주문 금액의 25%를 초과하지 않아요. 클라르나는 납부일을 지키지 못하면 최대 $25까지 연체 수수료가 발생하고, 다음 청구주기에도 연체가 반복되면 최대 $35까지 연체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어펌은 소비자가 연체를 해도 연체료를 부과하지 않고 추심 전화도 하지 않는 대신 신용도에 반영하여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어요. (정확한 할부 이자와 연체 수수료는 물건 구매 시 각 사이트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매번 조금씩 바뀌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BNPL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연체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거예요. 호주의 증권투자위원회 조사 결과, 현재 BNPL 고객 5명 중 1명은 연체 상태라고 합니다. 연체 이자도 전년 대비 38% 증가한 4,300만 달러(약 50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실제 BNPL업체의 수익구조는 가맹점 수수료 80%, 연체수수료가 20%라고 해요. 이거 따지고 보면 빚이잖아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리볼빙(revolving·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즉 단기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것과 같아요. 연체했을 때 신용등급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된답니다. 더군다나 이 서비스의 주 사용자가 MZ세대라고 하잖아요. 그들은 신용을 얻기도 전에 신용을 잃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겠어요?



    | 그럼 한국에서는 잘 될까?


    이미 한국에서도 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곳이 있죠. 네이버는 월 최대 30만 원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후불 결제가 가능하고, 쿠팡은 월 50만 원 한도로 다음 달 15일까지 일괄 지불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요. 카카오페이는 올해 안으로 충전금 없이 월 최대 15만 원까지 후불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교통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하고, 토스뱅크도 내년부터 BNPL을 서비스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 BNPL은 왜 주목받고 있을까요?

    이미지 출처: 네이버, 카카오, 토스, 쿠팡 로고



    분명 신용카드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있긴 해요. 연회비가 없고, 카드 정보나 계좌 정보를 입력할 필요도 없으며, 할부 이자와 연체수수료 계산도 비교적 간편해요. 해외 서비스의 경우 연체수수료의 상한이 정해져 있기도 하고요. 국내에선 아직 할부도 안 되고, 가맹점이 따로 있지도 않죠.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요. 국내 업체들이 이렇게 소극적인 이유가 따로 있겠죠. 앞서 말씀드린 연체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요? 게다가 한국에서는 신용카드가 너무 널리 퍼져 있어서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올라오지 않는 한 조금은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그들의 시대가 옵니다.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에 후불 할부 결제 수단이 생기는 건 당연한 미래가 되지 않을까요? 신용카드 업계에서도 가만히 있진않겠죠. 그들은 어떻게 Z세대를 사로잡을까요? 그들은 어떻게 Z세대의 신용 점수를 지켜줄까요? 내년 관전 포인트가 여기 있었네요. 우리 함께 카드업계와 핀테크 업계의 움직임을 지켜보기로 해요.



    ※참고자료

    ZDNet [네이버와 쿠팡이 '나중에 결제' 도입한 이유]
    Kotra 해외시장뉴스 [미국의 새로운 결제 트렌드 BNPL]
    한경 글로벌마켓 ["일단 사고, 나중에 갚아"…BNPL에 진심인 기업들]
    이코노미조선 [후불결제 시장 뒤흔든 스웨덴 핀테크 ‘클라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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