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자산은 아니지만 매달 나오는 월급이 있고
주식은 어려워 못하지만 투자는 해야겠다면
로보어드바이저에게 맡겨보세요"
여러분은 투자하고 있나요? 요즘은 20대 때부터 영끌해서 주식에 투자한다고 하지만, 섣불리 투자했다가 있던 돈까지 날릴 위험 때문에 고민만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국제 정세, 각종 경제 지표, 매일 터지는 경제 이슈 등 투자 시장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소들을 보고도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모른다면 투자를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망설이던 분이라면 이런 건 어떨까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입니다.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에 기반한 개인의 투자 성향 등을 반영하여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밸런싱(재구성)하며, 운용해 주는 온라인상의 자산 관리 서비스입니다. 쉽게 말해 AI가 대신 나의 자산을 알맞은 곳에 투자해 준다는 겁니다.

도입 배경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국내에 처음 서비스가 도입된 것은 2016년인데요. 다수의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면서 큰 관심은 얻었지만 대중화되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의 로보어드바이저 규제 정책에 따라 단지 투자자문 정도로 활용되었기 때문입니다. 2019년 3월 '금융투자업규정'이 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문으로써의 역할뿐 아니라 투자 일체를 컨트롤(투자일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때부터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와 자산관리가 본격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금 규모는 2019년 9805억 달러(약 1100조 원)에서 2023년 2조 5523억 달러(2900조 원)로 연평균 2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국내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는데요, 지난해 시중은행과 핀테크업체 7곳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금 규모는 2조 757억 원으로, 2019년(6563억 원)보다 1년 새 3.2배나 급증했습니다. 하나은행은 2025년까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30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일단 금융 문외한인 우리보다 훨씬 똑똑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데이터를 딥러닝, 머신러닝 등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시장을 분석합니다. 우리가 투자를 위해 경제 서적, 유튜브, 유명 투자 자문들의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배우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습득합니다.

전통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는(서구 선진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관리 자산의 1% 또는 160만 원 정도를 연간 수수료로 지불하고 일대일(One to One) 자산관리를 받습니다.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해 낮은 수수료(보통 관리자산의 0.2% 수준)를 기반으로 자산을 운용 및 관리해 준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소액의 자산관리도 가능한 것이죠.
그렇다고 대충 적당한 곳에 일괄적으로 투자하는 건 아니고요, 투자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자산을 배분해 투자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형성합니다. 미리 투자 목적에 따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놓고 이를 고객이 직접 선택하게 하기도 하고, 개별 성향과 자산 규모에 맞게 개별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대면으로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 세대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끌리는 건 바로 수익률입니다. 연평균 7~8%의 생각보다 괜찮은 수익률을 앞세우고 있거든요.
수익률은 투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연평균 7~8%라는 수익률은 어떤 분들에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텐데요, 투자라는 게 현재 자산의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어요? 10년을 투자했을 때 그동안의 금리,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도 좀 남아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는 단기간에 200~300% 수익을 낼 수도 있는 주식 투자와는 좀 다른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투자 기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고 연 1~2%의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에 묵혀두는 일반인이, 별다른 어려움과 노력 없이 그저 돈을 넣어두기만 하면 은행 이자보다 몇 배 많은 돈으로 불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자산 관리 방법이라는 접근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10만 원이 있는데, 내년에 20만 원이 되도록 하는 위험한 투자가 아니라 10~30년 후에 내 자산이 20만 원이 되도록 천천히 안전하게 돈을 불려가는 것입니다.
실제 로보어드바이저에게 돈을 맡기고 있는 대부분이 20~30대 직장인인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큰돈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꾸준히 나오는 월급이 있고 그중 일부를 장기할부인 듯 미래를 위해 조금씩 모아가려는 사람들에게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지방 어딘가에 내가 원하는 집을 짓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해주는 것이죠.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낮은 수수료의 대중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위해 S&P500 또는 MSCIEAFE와 같은 인덱스를 따르는 상장지수 펀드(Exchange Traded Fund, 이하 ETF)를 주로 활용합니다. ETF는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투자신탁(펀드) 상품으로, 주식, 원자재, 채권 등 자산으로 구성됩니다. 거래비용이 낮고 세금이 적으며 주식과 비슷한 특징이 있어서 투자자산으로서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개별 투자자산이 아닌 이러한 '펀드'를 중심으로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구성의 포트폴리오는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데 적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파운트, 에임, 핀트, 불릴레오와 같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 기업들은 최소 1~2년 이상의 다소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5년 이상 꾸준한 투자를 권장하는 상품이 대부분이고, 포트폴리오 구성을 봤을 때 개별 자산 관리, PB(Private Banking)로서의 충분한 자질이 있어 보입니다. PB의 역할은 투자의 위험 요소를 최소화해 돈을 지키는 일과 효과적인 투자로 돈을 불리는 일,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에는 전문 지식뿐 아니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올해 투자에 성공했다고 해서 내년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요. 위험성은 그대로이고, 변동은 점차 커지고,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겁니다. 아무리 투자 전문가라 하더라도 전문 분야는 따로 있고,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는 전문가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여느 광고의 한 장면처럼 땅을 파서 내 자산을 묻어두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일단은 뭐라도 해야 하는 시대. 로보어드바이저는 충분히 PB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참고자료
금융투자협회 [글로벌 자산운용산업의 인공지능(AI) 기반 혁신 동향 및 사례]
금융보안원 [국내외 로보어드바이저 동향 및 현황 분석]
자본시장연구원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현황과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