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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야기


    비대면 대출 사기 당한 구직자들, 시그널만 알았어도...

     "구직자의 절실함과 2030세대에겐 친국한 비대면 상황이
    합리적 의심을 무디게 만들었나 봅니다.
    이게 구직자한테 할 사기야? 그들의 절실함을 이용하지 맙시다"


    최근 들어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신종 비대면 대출 사기 관련 민원이 지속 접수되어 “소비자경보”가 발령되었다고 합니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또다시 구직자들이 타깃이 되었는데요, 도대체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정말 막을 수 없는 일이었을까요?



    l 비대면 대출 사기 피해, 합격을 축하한다며 접근했다!


    취준생들은 취업사이트를 통해 지원한 광고회사에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시국이니 자택에서 온라인 연수를 진행한다는 말에 의식 있는 회사라는 신뢰감을 안겨주었을 겁니다. 수일간 업무 동영상 등을 청취하고 과제를 제출하니 연수비도 입금해주었습니다. 구직에 확신이 들었겠지요.


    비대면 대출 사기 당한 구직자들, 시그널만 알았어도...

    드디어 회사는 본색을 드러냅니다. 입사지원서의 위변조를 확인한다며 신분증 사진 및 신용도 조회 캡쳐화면 등을 SNS로 보내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리고 업무용 휴대폰을 보낼 테니 본인 명의로 개통해 다시 보내주면 보안팀에서 회사 보안앱을 설치해 다시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폰은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비대면 대출이 돌아왔습니다.



    l 사기의 재발견, 왜 의심하지 못했을까?


    ‘이게 사기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까지 몇 번의 의심스런 상황이 존재할까요? 어떤 사기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세 차례, 그중에서 하나는 결정적인 시그널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사기는 이런 순간에도 합리적 의심을 방해하는 속임수를 충분히 준비해두었기에 빠져나오기 힘들 수밖에 없어요. 이번 구직자 비대면 대출 사기에는 네 번의 사기 시그널이 있었습니다.

    시그널1. 업무용 휴대폰을 지원해주겠다

    보통 업무용 폰을 지급받는 직군은 대부분 영업직입니다. 일반 사무직은 폰을 지급받을 만큼 사용량이 많지 않아요. 이번 사기 가해 회사의 모집 직종은 ‘사무보조’였다는 점에서 의심해봐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일반 기업은 대체로 사업자 명의로 업무용 휴대폰을 개통하고 보안앱을 설치해 지급합니다. 월 사용료를 처리하기 쉽고 관리가 쉽기 때문입니다. 개인 휴대폰을 업무용으로 사용했을 때 개인 사용분과 업무용 사용분이 혼재되어 있어 처리 기준이 불명확하므로 차라리 복지 차원에서 소정의 금액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비대면 대출 사기 당한 구직자들, 시그널만 알았어도...

    사기 가해 회사 채용사이트 모집요강_이미지 출처: 금융소비자보호처



    시그널2. 업무용 휴대폰을 개통해서 보내 달라

    개통된 휴대폰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처럼 위험한 일이 또 있을까요? 뉴스를 통해 대출 사기 사례를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휴대폰 하나로 못 하는 게 없는 세상인 것입니다. 금융회사는 비대면 대출시 가입자 명의 휴대폰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므로, 대출이 실행되더라도 구직자가 즉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본인 인증을 위해 휴대폰을 주로 사용하기에 휴대폰을 주고받는 행위는 피해야 합니다.

    게다가 이 회사는 광고 회사입니다. 삼성전자 같은 IT기업도 아니고 보안앱이 필요할까요? 회사 차원에서 개발한 보안앱이 아닌 이상 대부분 기성업체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앱스토어나 보안 회사 사이트에서 쉽게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설치 링크를 보내줄 수도 있죠. 아, 이 링크도 그냥 누르면 안 되겠군요. 어떤 스파이웨어가 심어져 있는지 모를 테니까요.

    시그널3. SNS로 신분증 사진을 보내달라

    일반 기업은 구직신청서 또는 근로계약서의 위변조 여부를 SNS로 전송된 신분증 사진으로 판정할 수 없습니다. 보통 근로계약은 대면으로 이루어지며, 대면이 아닌 경우 위변조 방지를 위해 전자계약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그러니 휴대폰 사진첩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신분증을 전송하지 마세요. 자칫 본인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되면, “금융질서문란행위자”로 등재되어 계좌 개설 및 대출 거부 등의 정상적인 금융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히든 시그널4. 취업사이트에 게재되어 있고 자체 홈페이지까지 있었다

    입사 지원을 하기 전에 꼭 해야 하는 것, 꼭 할 수밖에 없는 게 있잖아요. 회사에 대해 알아보는 것 말입니다. 회사에 대해 알아볼 때는 그 회사의 평판을 보는 것도 포함됩니다. 충분히 정보를 수집한 후 지원을 했겠지만 좀 더 신중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기 시그널을 짐작하기에 어려움이 있으니 히든 시그널로 남겨놓습니다.

    회사가 취업 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다거나,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여 정상적인 회사라고 단정하지 말고 사업자등록번호, 소재지 및 채용 담당자 연락처(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국세청의 “사업자등록상태 조회”로 휴폐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나, 혐의자들이 다른 정상회사의 사업자등록번호를 도용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현장탐방 및 온라인 3D 지도 등으로 업체를 확인해보는 것도 사기를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비대면 대출 사기 당한 구직자들, 시그널만 알았어도...

    사기 가해 회사 회사 홈페이지_이미지 출처: 금융소비자보호처



    이 모든 시그널들이 무사통과한 것은 아마도 코로나 시국이니 자택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연수, 수일간 업무 동영상 등을 청취하고 과제를 제출하니 입금된 연수비 등 이전에 보여준 신뢰 때문인 것 같아요. 앞에 쌓은 신뢰는 뒤에 오는 의심들을 무디게 만들기 충분했던 것이죠. 그래서 구직자들은 피해를 피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마다 다른 입사 시스템을 가졌으니 당연하다 생각했을 겁니다. 회사에서 새 폰도 보내주니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제아무리 신분증에서 주민번호 뒷자리를 가리고 보냈다 해도 회사에서는 그들의 정보를 모두 알고 있었을 겁니다. 보내줘도 괜찮다며 회유했을 수도 있죠. 회사와 구직자 간에 일어난 일은 그 누구도 다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단지 ‘갑’이라는 그들의 권위를 다방면으로 이용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입니다.

    구직자들은 절박합니다.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다 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잖아요. 절박함을 이용하지 마세요. 또 절박함에 속지 마세요. 근로계약서상에서는 ‘을’일지 몰라도 의심 앞에서는 ‘을’이지 말아야겠습니다.

    더 많은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 사실이 의심되는 경우 지체 없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 ☎ 1332) 및 경찰청 ( ☎ 112) 으로 신고해주세요.



    ※ 참고자료: 금융소비자보호처 [2030 대상 취업 미끼 비대면 대출 사기, '소비자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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