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이든 50년이든 내 집이 되는건데 어때?
죽기 전에 집 하나 남기면 되는 것이지....
어쨌든 내 집!"
정부는 그동안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대출 규제 정책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점점 더 과열되었고, 정작 집을 사야하는 실수요자들까지도 집을 사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나온 정책은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길을 택한 것 같아요. 청년, 신혼부부가 내 집 마련과 전세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출한도와 대출 상환 시기를 대폭 늘렸기 때문입니다.
나온 지 한 달 된 이번 부동산 정책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첫째, 40년 만기 주택자금대출 도입입니다. 만 39세 이하 청년과 7년 이내의 신혼부부에 한해40년 초장기 모기지를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보금자리론의 세대당 대출한도는 최대 3억 6천만 원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한, 보금자리론의 세대당 대출한도는 최대 3억 6천만 원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예를 들어, 3억 원 대출 시 30년 만기 기준으로 월 상환액은 124.1만 원이지만 40년 만기 기준으로는 105.7만 원으로 14.8%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40년 내내 고정금리로 제공이 되어 금리상승위험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중도수수료도 없기 때문에 3년 이후 목돈이 생기게되면 수수료 없이 원금을 빨리 갚아나갈 수도 있어요.

출처: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둘째는, 청년 전월세 대출 확대와 전세 대출 보증료 인하입니다.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2%대의 금리로 제공되던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은 대출한도가 7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게다가 청년 전월세와 취약계층 특례보증 등에 적용되었던 보증료도 0.02%로 인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세대출과 전세금반환보증의 전반적인 보증료도 인하되었습니다.

출처: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단, 청년 및 신혼부부의 40년 만기 모기지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공하는 보금자리론으로만 이용이 가능하고, 이번 시범 운영이 끝나면 시중은행에서도 40년 만기 상품을 내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청년전월세대출은 전국 14개 은행에서 이용 가능하며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서도 이용 가능합니다.
대출한도와 기간을 늘린 실수요자들을 위한 부동산 대책은 물건을 살 때 돈이 부족하면 할부 기간을 늘리는 것만큼 당연한 정책입니다. 단, 청년 및 신혼부부의 40년 만기 모기지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공하는 보금자리론으로만 이용이 가능하고, 이번 시범 운영이 끝나면 시중은행에서도 40년 만기 상품을 내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당연한 것 같은 정책의 실효성에 약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1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6억 원짜리 주택을 찾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뿐더러, 찾는다 해도 적은 평수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0년 장기 모기지의 대상인 39세 이하 청년이나 혼인 7년 이내의 신혼부부가 집을 살 때에는 결혼, 출산, 육아 등 미래의 일을 고려하게 됩니다. 대부분 결혼과 동시에 정착하기보다는 돈을 모아 더 좋은 조건의 집을 사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적은 평수의 집은 매리트가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서울이 아닌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시선을 옮기면 원하는 평수의 집을 구하기 수월해집니다. 사실상 이 정책은 서울의 인구를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재택근무 문화가 많이 정착되기도 했고, 회사를 나와서 개인 사업을 하시는 분들, 긱(Geek)이라고 해서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가진 분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지방으로의 이동도 고려해볼 수 있겠어요. 여하튼 서울에서보다는 지방에서 더욱 실효성이 있어 보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정도 걸림돌이 있습니다. 하나는 출퇴근을 위해 서울과 근접한 지역의 집값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7년 차 신혼부부가 대출금을 제외한 잔금 2억 4천만 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입니다.
만 30세에 40년 만기 모기지로 3억 6천만 원을 대출받아 6 억까지 집을 장만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일단 40년 만기니까 만 70세까지 매월 126만 원 정도의 금액을 상환해야 하겠지요. 정년퇴직은 60세, 직장인이 체감하는 평균 퇴직 연령은 50세. 그러니 50세 이후에는 기존에 다니던 직장에서 나와 자신만의 살길을 찾아가야 하며, 좀 여유롭게 살고 싶은 60세 이후에도 대출 상환금을 갚기 위해 쉼없이 전력 질주해야 할지도 모릅니다(물론 그 사이에 집값이 올라 시세차익이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요)

퇴직연금을 두둑하게 들어놨다면 그 돈으로 대출금을 갚아나갈 수도 있겠네요. 이것은 지금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의 나이에 집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의 일이고, 지금 내 집 마련 수요가 가장 많은 40대의 경우에는 80세까지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계속해서 내놓는 부동산 정책. 장기적으로 봤을 땐 옳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만, 다소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청년들이나 신혼부부가 지방에서 자리를 잡길 원한다면 먼저 일자리, 의료, 육아, 문화 등의 인프라를 함께 손봐야 하지않나 싶어요. 지방으로 향하더라도 할일이 없어 먹고 살기 힘들다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누릴 수 있는 의료나 육아, 문화시설 등이 잘 갖춰져있지 않다면.. 집값이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딱 '집값 잡기'라는 숙제 하나만 바라보고 내놓은 답안 같아요. 여러 부처와 지차제가 함께 협력해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에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만을 내놓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수습이 급급한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플랜을 뚝심있게 실현해나가는 소신의 정책입니다.
어찌되었든, 이번 부동산 규제 완화로 더 많은 돈을 더 오래 대출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비록 전체적으로 봤을 땐 대출이자로 내야 할 돈은 늘었지만, 내다보면 내 것이 되는 날이 오겠지요. 죽기 전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보도자료(http://www.fss.or.kr)